[사설] 비대위로 전환하는 여당, 진짜 혁신은 이제부터다

입력 2023-12-14 17:49  

김기현 대표가 물러남에 따라 국민의힘은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해 총선을 치른다. 대선 승리 후 세 번째 비대위다. 선거에 이긴 정당이 1년 반 동안 세 번 비대위를 꾸리는 것 자체가 비정상이다. 배의 구멍을 메우려 하지 않고 서로 그 배를 차지하려고 난타전을 벌이다가 매번 난파 직전에 몰린 결과다. 국민의힘이 이번이 마지막이라는 각오로 비대위를 성공시키지 못한다면 그 끝은 낭떠러지일 뿐이다.

장제원 의원의 불출마, 김 대표의 사퇴는 시작에 불과하다. 비상 상황인 만큼 비대위원장과 비대위원으로는 단순 명망가가 아니라 혁신을 힘있게 이끌 리더십과 신망을 겸비한 인사를 뽑아야 한다. 혁신적인 공천을 통한 과감한 인적 쇄신으로 국민 눈높이를 충족해야 한다. 물론 인적 쇄신은 필요조건일 뿐이고, 수많은 충분조건을 채우는 게 중요하다. 국민의힘 내에선 여전히 ‘비상’과는 거리가 먼 행태가 한둘이 아니다. 총선에 나갈 장관과 참모들은 대부분 꽃길만 걸으려 하고, ‘양지 지역구 쇼핑’을 하는 볼썽사나운 모습도 보였다. 웰빙 체질이 여전하다. 더불어민주당 일부 초선 의원은 후진 정치를 개탄하며 불출마 선언으로 신선함을 주는데 국민의힘 초선들은 소장파답게 쇄신에 앞장서기는커녕 지도부 홍위병 노릇에 급급해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집권당다운 모습을 회복하는 것도 급선무다. 나라 미래를 위해 구조개혁의 절실함을 진솔하게 알리고 책임 있는 방안을 제시한다면 국민의 신뢰를 얻을 것이다. 여소야대에 길들여져 안주할 게 아니라 화급한 경제와 민생 법안 처리를 위해 더욱 결기 있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국회의원 특권 폐기 등 정치 혁신 아젠다를 선점해 이끈다면 박수받을 것이다.

국민의힘이 ‘용산 출장소’라는 오명에서 벗어나 대통령에게 민심을 제대로 전하고 할 말은 해야 한다. 대통령실도 여당을 종속관계로 보지 말고 국정의 파트너로 존중하고, 국정 기조를 유지하면서도 그 스타일에 변화를 줄 건 줘야 한다. 선거는 누가 더 절박하냐의 싸움이다. 국민의힘이 총선 패배로 거대 야당의 입법 폭주 둑이 완전히 무너져 식물정권 악몽을 맞지 않으려면 ‘마누라와 자식만 빼고 다 바꾼다’는 혁신위원장의 각오를 실천으로 보여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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